초코딩™

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

최유리 ‘숲’ 가사… 그리고 해석

짝사랑과 외로움

제가 이 노래를 듣고 느낀 감정은 외로움(소외감에 가까운…)이었습니다.
정확히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…
내가 손에 쥘 수 없는 무언가를 원하는데 나의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이야기 하고 있는 게 짝사랑 같았고,
무성의 하다 할 만큼 힘을 빼고 부르는 창법에다 무기력함까지 더해지면서…
‘아~ 모르겠고! 난 이 사람을 보호해야 해!’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.

(오지랖은…ㅡ.ㅡ;;;)

그래서.. ㅎㅎ
과연 노래하는 이는 무엇을 원하고… 또 무엇을 이야기 하고 싶은 건지 가사를 한 번 파 보기로 했습니다.
물론, 화자가 이야기 하려고 했던 바와 다를 수 있습니다. 문학에는 정답이 없듯…^^
주관적인 해석이니 내가 생각하는 것과 다르더라도
‘아… 이렇게 이 노래를 바라보는 사람도 있구나…’
라고 생각 해주시길 바랍니다.

자… 그럼 시작 합니다~ ^-^

첫 번째 소절

난 저기 숲이 돼볼게
너는 자그맣기만 한 언덕 위를
오르며 날 바라볼래
나의 작은 마음 한구석이어도 돼

일단… 화자는 숲이 되려고 합니다.
근데 ‘저~기’라는 표현을 쓴 것으로 보아 나와는 동떨어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.
그리고 보통 숲이면 울창하고 높은 산을 떠올릴 법도 한데 자그마한 언덕이라고 이야기 하고 있어요.
숲은 멀기도 하고 자신감이 없어… 라고…
거기다 나의 마음을 이해 해주길 바라고 있는 것 같네요.
‘날 바라봐 줘… 내 마음 한구석을 내어 줄게’ 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.
(이런 부분이 정말 보호 본능을 일으키는… 내가 그 한구석이 되고 싶;;;;)

두 번째 소절

길을 터 보일게 나를 베어도 돼
날 지나치지 마, 날 보아줘
나는 널 들을게 이젠 말해도 돼
날 보며

이 가사를 보면 자신을 봐 주길 바라는 마음이 아주 간절 합니다.
자신에게로 오는 길을 터주고 심지어 오는 길을 만들기 위해 나무를 베어도 괜찮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.
대신 지나치지만 말아 달라고 하네요.

그리고…

‘나는 널 들을 게 이제는 말 해도 돼’
라고 말 하는 것으로 보아 이제까지 아무도 나에게 관심을 가지거나 말을 걸지 않았다는 말인 것 같습니다.

거기다…

‘날 베어도 좋으니 지나치지만 말아 줘’
라는 말… 약간은 섬뜩하기도…ㅎㅎ

^^
근데 왜 이렇게까지 이야기 하는지는 글을 끝까지 읽으시면 알게 될 거라 생각합니다.

세 번째 소절

아 숲이 아닌 바다이던가
옆엔 높은 나무가 있길래
하나라도 분명히 하고파
난 이제 물에 가라 앉으려나

그러다 현타가 왔습니다.
자신이 숲이 아니라 바다에 있다는 걸 깨달은 거죠…
그냥 나무가 있길래 숲 인줄 알았다는 겁니다.

그러면…화자는 나무인가? 아님 바다인가?

음… 저는 바다에 있는 나무라고 생각 합니다.
넓은 바다에 나무가 한 그루만 있는 것이 아니라 숲이 되지 못한 나무들이 띄엄띄엄 있는 것 같아요 화자의 입장에선…
그 중 하나가 자신이라는 말인 것 같습니다.

하나라도 분명히 하고 싶어 한다는 말은 바다든 숲이든 어느 곳에도 소속되지 못한 중간인 같은 본인을 슬퍼하는 말 같아요.

네번째 소절

난 저기 숲이 돼 볼래
내 옷이 눈물에 다 젖는 대도
아… 바다라고 했던가?
그럼 내 눈물 모두 버릴 수 있나?

이제 현실자각 타임 입니다^^;
처음에 ‘난 저기 숲이 돼 볼게!’라고 했던 거 기억 하시나요?
근데 그 마음이 현실 자각과 함께 누그러집니다.
이제는 ‘난 저기 숲이 돼 볼래…’라고 하네요.

영어로 이야기 하면 ‘i will’ 혹은 ‘i do’에서 ‘i wish’ 로 바뀐 거 같아요.
그리고 그 숲이 되는 일이 순탄치 만은 않은 듯…
근데 힘을 냅니다.
‘아? 바다였지? 그럼 내 눈물을 다 버려도 티가 나지는 않겠네… 좋아! 난 잃을 게 없어~!’
라고…

다섯번째 소절

길을 터 보일 게 나를 베어도 돼
날 밀어 내지 마, 날 네게 둬
나는 내가 보여 난 항상 나를 봐
내가 늘 이래

두번 째 소절과 같은 말로 시작을 하지만 이제는 마음가짐이 다른 말입니다.
처음에는 내가 숲인 줄 알았지만 이제는 그냥 나무인 걸 인지하는 말투네요.
그래서
‘날 지나치지 마’가 아니라 ‘날 밀어 내지마’라고 이야기 합니다.
그리고 내가 나무라는 것을 인정하는 말투로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.
‘나는 내가 보여 (난 나무라는 걸) 난 항상 나를 봐… 내가 늘 이렇지 뭐…(날 숲으로 받아 줘)’

이 가사를 보면 신형원의 ‘개똥벌레’나 중식이 밴드의 ‘나는 반딧불’과 결이 같네요^^

여섯번째 소절

아 숲이 아닌 바다이던가
옆엔 높은 나무가 있길래
하나라도 분명히 하고파
난 이제 물에 가라 앉으려나

세번 째 소절과 같은 가사의 반복입니다.
그런데 느낌이 다릅니다.
세번 째 소절은 꿈에서 깨어난 현실자각 타임이었고
이번에는 ‘이렇게까지 하는데도 난 아직 나무이구나…’라는 말인 것 같습니다.
숲도 되지 못하고 바다에 속하기도 싫은… 심리적 혼돈 상태;;;

마지막 소절

나의 눈물 모아 바다로만
흘려 보내 나를 다 감추면
‘기억할게’
내가 뭍에 나와 있어
그 때 난 숲이려나?

마지막 소절로 봐서는 아직 화자는 숲이 되지 못한 모양이네요 ㅜㅜ
내 눈물(슬픔, 고생 등등)을 다 모아서 바다로 흘려 보내 나를 감추면 언젠가는 숲이 될 거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.

제 생각에 이 가사는…
>> ‘기억할게’ 내가 뭍에 나와 있어
라는 말이 마지막에 와야 한다고 봅니다… 아래와 같이

나의 눈물 모아 바다로만
흘려 보내 나를 다 감추면
그 때 난 숲이려나?

‘기억할게’
내가 뭍에 나와 있어

그러면 이 소절을 이렇게 해석할 수 있겠죠

‘기억할게’ 내가 뭍에 나와 있어

이건 진짜 스토리텔링이니 흘려 들으셔도 됩니다 ㅎㅎ

이 말은 제 생각에 아마 그 동안 힘들었던 것에 대한 토로(吐露)라고 생각 합니다.
이런 느낌일까요?
‘난 다 기억하고 있어… 나 이젠 바다에 혼자 있는 그 애 아니야. 아직 숲까지는 아니지만 뭍으로 나왔어’

마치며…

이 모든 이야기가 욕구 계층 이론에서 말 하는 ‘소속과 애정’의 욕구에 해당 합니다.
소속 되고 싶어 하는 욕구는 사랑 받고 싶어 하는 욕구와 같은 것이죠.
따라서 이 가사는 사회(숲)에 소속되고 싶은 동시에 사랑 받고 싶어서 쓴 글이기도 하다는 겁니다.
누군가를 사랑하고 사랑 받는 것… 또 사랑하고 싶어하고 사랑 받고 싶어 하는 것…
그리고 또 그 것을 흔한 사랑 타령, 이별 타령이 아니라 우아하게 표현 해내는 가수…
그런 사람이 ‘최유리’라는 사람 같아요.

다음에는 ‘동그라미’라는 노래를 한 번 들여다 볼까 합니다. 가사 중에 ‘모질다’라는 말이 귀에 꽂혀서…^^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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